[현장메모] 도스의 역사로 남은 김민우 고별전 [축구저널]
by 운영자 | Date 2016-11-01 10:49:54 hit 625
 
▲ 김민우(가운데)가 29일 사간 도스 홈 최종전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마지막 홈경기서 작별 인사
“팬들 있기에 지금의 내가…”

 

[도스=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7년 동안 사간 도스에서 받은 많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어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를 큰 소리로 읽는 일본 J리그 사간 도스의 주장 김민우(26)의 얼굴에 눈물이 흐르자 많은 팬들도 따라 울었다. 그들이 긴 시간 함께 쌓아온 정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29일 일본 사가현 도스시 베스트어메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간 도스와 요코하마 F 마리노스전. 이날 경기는 도스의 올시즌 리그 마지막 홈경기이자 내년 한국으로 떠나는 주장 김민우의 홈 고별전이기도 했다.

온전히 김민우의 날이었다. 경기장 바깥에는 김민우와 관련된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김민우가 일본어와 한국어로 쓴 “여러분들의 응원은 아름답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온 팬도 많았다. 운동장 안에는 일본어뿐 아니라 한글로 ‘고마워요’ ‘언제까지나 사랑해 김민우’라고 적힌 현수막들이 걸렸다. 멀리 한국에서 온 팬도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의 고정석(54)씨는 “몇 년 전부터 김민우를 좋아했다. 그의 고별전이라고 해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도스를 찾았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 29일 사간 도스 팬들이 한글과 일본어로 쓴 현수막을 내걸고 김민우를 응원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전반 22분 김민우가 선제골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2만 가까이 되는 도스 팬들이 일제히 김민우의 등번호 10번이 적힌 응원 도구를 들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는 2-2로 끝났다. 종료 휘슬이 울렸지만 팬들은 경기장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김민우의 고별식이 예정돼 있었다.

선수단과 함께 등장한 김민우는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와 진한 포옹을 했다. 곧이어 전광판에는 그가 도스에서 기록한 골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여줬다. 그가 7년의 세월이 함축된 영상이었다.

영상이 끝난 뒤 김민우가 마이크 앞에 섰다. 그의 손에는 여러 장의 편지가 들려 있었다. 김민우는 또랑또랑하게 “여러분들의 응원이 있어 당당히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다.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 김민우가 29일 열린 고별식에서 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씩씩하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곧 눈물이 흘렀다. 울먹거리느라 편지를 제대로 읽기 힘들 정도였다. 팬들도 함께 울기 시작했다. 김민우는 “언젠가 다시 도스의 유니폼을 입고 이곳에 서겠다”며 재회를 약속했다. 팬들도 꼭 다시 만나기를 염원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어 김민우는 동료들과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시종일관 도스가 얼마나 김민우를 아끼는지, 김민우도 도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보여준 고별식이었다. 이렇게 김민우와 팬 모두 도스 역사에 아름다운 장면을 아로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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