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르투갈 박준형 "석현준 집밥 먹고 힘내" [축구저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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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운영자 | Date 2016-02-02 06:08:03 | hit 4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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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형이 아틀레티코CP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도전 또 도전.’
7살 꼬마는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독일 쾰른으로 떠났다. 학교에 동양인은 자신뿐이었다. 외롭고 두려웠다. 같은 반 학우들이 손가락으로 양 눈을 찢으며 놀려댔다. 유일한 친구는 축구였다. 독일에서 취미로 축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독일 한국 브라질 포르투갈을 오갔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어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최근 포르투갈 2부리그로 이적하면서 꿈에 한 걸음 다가갔다.
박준형(23·DF)이 2일(한국시간) 포르투갈 2부리그 아틀레티코 CP에 입단했다. 아틀레티코는 1942년 창단한 전통 깊은 팀이다. FC서울을 지휘했던 넬로 빙가다(CS마리티모) 감독이 선수 시절 10년 동안 몸담은 팀이기도 하다. 박준형은 “긴장과 설렘이 교차한다. 고생 끝에 여기까지 왔다. 그동안 경험을 밑바탕 삼아서 더 높은 리그에 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20대 초반인 박준형은 4개국 축구를 경험했다. 독일과 한국은 물론 브라질에서 남미 축구도 접했고 지난해부터는 포르투갈에 정착했다. 독일에서 가볍게 축구를 시작한 그는 3년 뒤 아버지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왔다. 포항 창민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이후 명문 포철중에 입학했지만 1년 만에 다시 독일로 날아갔다. 축구 연수를 떠나는 스승을 따라 비행기를 탔다. 오펜바흐 유소년 팀에서 1년을 보냈고 마인츠05 유소년 팀에서 반년을 지냈다. 유럽 축구 시스템은 박준형의 입맛에 딱 맞았다. 무의미한 체력 훈련도 없었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경쟁심이 자연스럽게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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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틀레티코CP에 입단한 박준형은 "분데스리가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
마인츠에서 지내던 중 작은 문제가 생겨 한국으로 돌아왔다. 잠깐 머물다가 다시 독일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운동을 쉴 수 없어서 창단 준비 중인 현풍고(대구FC U-18) 훈련에 합류해 몸을 만들었다. 그때 김현수 당시 현풍고 감독의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해보는 게 어떠냐”는 조언을 받았다.
독일로 돌아가 축구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두려움도 공존했다. 사춘기 소년에게 외로움은 가장 큰 적이었다. ‘나중에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독일로 돌아가자’며 자신에게 약속한 뒤 한국에 남기로 했다. 현풍고에서 3년을 보낸 뒤 동의대에 입학했다. 동의대 2학년을 마친 박준형은 다시 도전을 선택했다.
2014년 초 브라질 땅을 처음 밟았다. 브라질 2부리그 ABC FC에서 입단테스트를 받았다.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정식 입단을 기다리던 중 감독이 교체됐다. 박준형은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강등됐다. 외로운 싸움이 계속됐다. 브라질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숙소 주변에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면서 한동안 인터넷과 TV가 끊겼다. 홀로 외딴섬에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5년 만에 만난 외로움에는 능숙하게 대처했다.
평소 살갑지 않은 성격이지만 행인에게 말을 걸어 친구가 될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로 변했다. 팀 동료들에게도 먼저 다가섰다. 올 초 대구FC에 입단한 데이비드도 브라질에서 사귄 친구다. 박준형은 1년 동안 연습생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브라질에서 즐겁게 축구를 배웠다. 또 중앙수비수로 정착하면서 몸에 딱 맞는 포지션을 찾는 성과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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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현준(왼쪽)과 함께 식사 중인 박준형. | ||
지난해 2월 박준형은 새로운 무대에 도전했다. 포르투갈 1부리그 비토리아 세투발에 입단했다. 곧장 3부리그 팀으로 임대됐고 지난 여름부터 4부리그 팀 임대생으로 뛰었다. 약 7년 만에 유럽으로 돌아왔지만 포르투갈은 낯설었다. 박준형보다 한 달 앞서 비토리아 세투발로 이적한 석현준(25·FC포르투)의 도움을 받았다.
석현준의 집에서 따뜻한 집밥도 먹고 조언도 들으면서 수월하게 적응했다. 박준형은 3·4부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 실력이 입소문 났다. 급기야 스카우트를 보내 박준형을 살핀 아틀레티코가 계약서를 내밀었다. 아틀레티코에 입단한 박준형은 석현준을 따라 등번호 39번을 골랐다. 석현준을 롤모델 삼아 포르투갈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아틀레티코는 포르투갈에서 강팀이 아니다. 현재 리그 중위권에 머물러 있고 20여 시즌 동안 1부리그에 올라서지 못했다. 박준형인 목표인 분데스리가와는 여전히 멀어 보인다. 하지만 박준형은 “현재의 팀에 만족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오면서 한 단계씩 올라왔다. 좋은 기회가 찾아오면 계속 도전하겠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준형의 분데스리가를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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