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데뷔 석현준, 동료들에 “난 예쁜 선수” [축구저널]
by 운영자 | Date 2016-01-25 18:56:05 hit 789
 
▲ 석현준이 25일 마리티무전에서 홈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 사진출처:FC포르투 홈페이지

 

 “저는 예쁜 축구 선수랍니다.”

 석현준(25)이 FC포르투 홈 데뷔전을 치른 지난 25일(한국시간). 경기 전 주제 페세이로 감독이 호텔 방으로 선수들을 모았다. 그는 짧은 전술 미팅 후 석현준을 동료들 앞으로 불러 세웠다. 전학생이 첫 인사를 하듯 석현준에게 자기소개를 하라고 재촉했다. 감독은 “편하게 영어로 해도 좋다”고 했지만 석현준은 서툴지만 당당하게 포르투갈어로 인사를 건넸다.

 

 “제 이름은 석현준입니다. 저는 25살입니다. 한국에서 왔습니다.” 첫 인사의 공식과 같은 말을 하고나니 말문이 막혔다. 아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쥐어짜냈다. “저는… 예쁜… 축구 선수입니다.” 석현준의 엉뚱한 표현에 선수들과 코치진은 웃음이 터졌다. 머쓱해진 석현준은 “모두에게 행운이 깃들길 바랍니다”라며 인사를 마쳤다.

 

 이날 석현준은 홈 팬들 앞에서도 첫 인사를 건넸다. 포르투의 홈 구장인 에스타디오 드라강의 잔디를 밟았다. 25일 2015~2016시즌 프리메이라리가 19라운드 CS마리티무전에서 후반 24분 교체 출전했다.

 

   
▲ 25일 마리티무전에서 교체 출전 대기 중인 석현준.

 

 홈 팬들 앞에 서기까지 걱정이 많았다. 석현준은 지난 21일 열린 파말리카오와의 리그컵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선발 출전해 90분을 뛰었다. 전반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고 후반엔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아깝게 데뷔골을 놓쳤다. 포르투는 2부리그 팀에 0-1로 패했다.

 

 팀은 자존심이 상했고 석현준은 작은 부상을 입었다. 상대 선수들이 거칠게 견제했고 잔디까지 들쭉날쭉했다. 결국 상대 골키퍼와 부딪혀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구단에서 진찰을 받고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데뷔전을 치르고 난 뒤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생겼다. 구단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팬들이 몰려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석현준은 “포르투 선수들은 여기에서 연예인이나 다름없다. 이동할 때도 에스코트가 따라붙는다”고 전했다.

 

   
▲ 팬들과 기념 촬영하는 석현준.

 

 들뜨지 않고 차분히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지난 20일 포르투와 계약한 페세이로 감독이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했다. 첫인상은 무뚝뚝해 보였지만 금세 친근한 이미지로 바뀌었다. 페세이로 감독은 홈 데뷔전을 앞두고 석현준을 따로 불렀다. “데뷔전 때 움직임이 좋았다. 골을 못 넣었다고 스트레스 받지 마라.” 이어 넌지시 덧붙였다. “오늘 20~30분 정도 출전시킬 예정이다. 골을 넣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석현준은 벤치에서 몸을 풀며 때를 기다렸다. 후반 24분 교체 사인이 떨어졌다. 포르투는 1-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공격의 활로가 막힌 느낌이었다. 주전 경쟁자 빈센트 아부바카와 바통을 터치한 석현준은 적극적으로 뛰었다. 측면까지 폭넓게 뛰며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하라”는 감독의 지시도 잊지 않았다. 몇 차례 슈팅 기회도 찾아왔지만 골로 연결하진 못했다.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1-0으로 끝났다.

 

 석현준은 “투입 전까지 굉장히 떨렸다. 홈 팬들 앞에서 뛰니까 이제 정말 포르투 선수란 걸 느꼈다. 자부심도 생겼다”며 “골을 넣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했다. 20여 분 뛰었는데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면서 팀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홈경기 데뷔 소감을 전했다.

 

 석현준은 포르투 팬들에게 ‘예쁜’ 눈도장을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FC포르투 공식 SNS에 석현준을 평가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거대한 석’ ‘대단했다 석!’ ‘자격을 증명했다’ ‘날카로운 발톱을 지녔다’ 등 현지 팬들이 남긴 칭찬이 줄줄이 이어졌다.

 

   
▲ 구단 상품 판매 매장에 석현준의 유니폼(맨 오른쪽)이 걸려 있다.


 “한국 과자 구할 길 없나요” 입맛만 쩝쩝

 

 석현준은 홈 데뷔전까지 2경기를 치렀다. 포르투에 점점 녹아드는 중이지만 적응하기 힘든 게 하나 생겼다. 평소 그는 간식으로 한국 과자를 즐겨 먹는다. 하지만 집 근처에선 한국 과자를 구할 길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는 “한국 과자가 정말 먹고 싶은데 주변에 파는 곳이 없다. 혹시 한국에서 과자를 보내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며 “맨유 시절 박지성 선배가 동료들과 함께 한국 과자를 먹던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카시야스 등 선수들과 함께 나눠 먹고 인증사진도 찍어 올리겠다”고 한국 팬들에게 수줍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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